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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포올

중도상환수수료, 갚는 금액에만 붙고 3년이면 0원

대출

숫자가 표시된 탁상용 계산기와 펜, 색색의 메모지
사진: Martin Vorel / stocksnap (CC0) (무료 사용 이미지)
중도상환수수료 계산기남은 기간에 따라 줄어드는 중도상환수수료계산해 보기 →

중도상환수수료 계산기를 쓰는 분들의 질문은 결이 비슷합니다. 갚겠다는데 왜 돈을 더 내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내 경우에 얼마가 나오는지 가늠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주 들어오는 질문 다섯 가지를 골라 하나씩 답했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체 왜 내는 건가요?

은행이 이미 써 버린 비용을 돌려받기 위해서입니다. 은행은 대출을 내보내기 위해 자금을 미리 조달해 두고, 모집과 심사에도 비용을 들입니다. 약속한 기간보다 일찍 원금이 돌아오면 그 조달 자금의 운용 계획이 어긋나므로, 어긋난 만큼의 실비를 수수료로 받는 것입니다.

받고 싶은 만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중도상환수수료 부과를 원칙적으로 금지해 두고, 대출일로부터 3년 이내에 갚는 경우에만 실비 범위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합니다. 수수료가 기본이고 면제가 혜택인 것이 아니라, 금지가 기본이고 3년 이내 부과가 예외입니다. 수수료라는 이름 때문에 위약벌처럼 느껴지지만 법이 정한 성격은 비용 정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산식에도 시간이 들어갑니다. 일찍 갚을수록 은행의 계획이 크게 어긋나니 수수료가 크고, 부과 가능 기간의 끝인 3년에 가까워질수록 0원을 향해 줄어듭니다. 이 구조를 알고 나면 상환 시점을 언제로 잡을지가 전략의 문제가 됩니다.

대출 일부만 갚아도 수수료가 붙나요?

검은 배경 위에 부채꼴로 펼쳐진 지폐 여러 장
사진: allison.johnston / flickr (CC BY) (무료 사용 이미지)

붙습니다. 다만 수수료의 기준은 대출 잔액이 아니라 이번에 갚는 금액입니다. 잔액이 2억원인 대출에서 5,000만원만 갚으면 수수료는 5,000만원에 대해서만 계산되고, 계좌에 남아 있는 1억 5,000만원은 수수료와 무관합니다. 잔액 전체에 요율을 곱해 놓고 지레 포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 계산은 실제보다 네 배 부풀려진 것입니다.

구체적인 숫자로 보겠습니다. 30년 만기 대출을 실행하고 18개월이 지난 시점에 5,000만원을 갚는다고 하면, 요율 0.7% 기준으로 수수료는 5,000만원에 0.7%를 곱한 뒤 남은 부과기간 비율 2분의 1을 곱한 17만 5,000원입니다. 같은 날 2억원을 전부 갚으면 70만원입니다. 갚는 금액에 정비례할 뿐, 일부 상환이라고 불리한 요율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이 성질 때문에 여윳돈을 쪼개서 갚아도 손해가 없습니다. 오히려 늦게 갚는 부분일수록 시간이 지나 비율이 낮아진 상태에서 계산되므로, 전체로 보면 수수료가 줄어드는 방향입니다. 목돈이 생길 때마다 계산기로 그 시점의 수수료를 확인하고 나눠 갚는 것이 합리적인 이용법입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느 쪽 요율이 낮나요?

지금은 어느 쪽이 낮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과거에는 고정금리 대출의 요율이 변동금리보다 높은 것이 공식처럼 통했지만, 실비만 반영하도록 산정 기준이 바뀐 뒤로는 은행에 따라 두 요율의 순서가 제각각입니다. 고정이 낮은 은행도 있고 변동이 낮은 은행도 있어서, 금리 유형만 보고 요율을 짐작하는 방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0.7%계산기 기본 요율
0.55~0.95%2026년 은행별 요율 범위
36개월면제 기준 경과기간

2026년 신규 취급분 기준으로 시중은행 요율은 0.55%에서 0.95% 사이에 퍼져 있습니다. 계산기의 기본값 0.7%는 이 범위의 가운데쯤을 잡은 값이지 내 대출의 요율이 아닙니다. 앞의 예시처럼 18개월 경과 시점에 5,000만원을 갚는 경우, 요율이 0.55%면 13만 7,500원이고 0.95%면 23만 7,500원입니다. 요율 하나로 10만원이 갈립니다.

내 요율을 아는 방법은 약정서를 펴 보는 것뿐입니다. 대출 약정서의 중도상환수수료 조항에 요율과 부과 조건이 적혀 있고, 은행 앱의 대출 상세 화면에서도 확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율은 은행이 해마다 다시 산정해 공시하므로, 내가 실행한 연도의 약정 요율이 계속 적용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3년이 지나면 수수료가 저절로 없어지나요?

모래가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나무틀 모래시계
사진: 작자 미상 / rawpixel (CC0) (무료 사용 이미지)

기준 자체는 자동입니다. 대출 실행일로부터 36개월이 지난 뒤의 상환에는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저절로”라는 말에 기대어 날짜 확인을 건너뛰면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면제 여부를 가르는 것은 계약서에 적힌 실행일이지 내 기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행일을 한두 달 어림잡았다가 면제 직전에 갚아 안 내도 될 수수료를 내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면제 직전 구간의 수수료는 생각보다 작습니다. 1억원을 요율 0.7%로 갚을 때 34개월 경과 시점이면 남은 기간이 2개월이라 수수료는 3만 8,888원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두 달을 기다려 36개월을 채우면 0원입니다. 금액이 이 정도로 좁혀졌다면 굳이 기다릴지, 하루라도 빨리 이자를 끊을지는 월 이자와 비교해 정하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면제 시점이 상품 약정에 따라 다르게 정해진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36개월은 법이 허용하는 부과 기간의 상한이므로, 이보다 짧게 약정한 상품이라면 더 일찍 면제됩니다. 계산기는 36개월 기준으로 판정하니, 내 약정이 다르면 약정서 쪽이 우선입니다.

계산하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검은 수첩 위에 놓인 펜과 안경
사진: Generationbass.com / flickr (CC BY) (무료 사용 이미지)

세 가지입니다. 대출 실행일, 약정서의 수수료율, 그리고 이번에 갚을 금액입니다. 실행일에서 경과 개월 수가 나오고, 요율과 상환금액이 정해지면 수수료는 곱셈 세 번으로 끝납니다. 계산기는 여기에 더해 면제까지 남은 개월 수도 보여주므로, 지금 갚는 경우와 몇 달 기다렸다 갚는 경우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습니다.

2025년 1월 13일 이전 대출은 옛 요율을 쓴다

실비 기반 요율은 2025년 1월 13일 이후 신규 취급분에 적용됩니다. 그 전에 실행한 대출은 당시 약정한 요율이 그대로 살아 있으므로, 최근 공시된 낮은 요율을 보고 내 수수료를 계산하면 어긋납니다. 오래된 대출일수록 약정서 확인이 먼저입니다.

수수료를 확인했다면 다음 판단은 갈아타기와 조기상환의 손익입니다. 수수료는 한 번 내는 비용이고 이자 절감은 매달 쌓이는 이익이니, 수수료를 월 절감액으로 나눠 회수에 걸리는 개월 수를 구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남은 거주 계획이나 매도 계획이 그 회수 기간보다 길면 갚거나 갈아타는 쪽이 유리해집니다.

오늘 바로 할 일 3가지

  1. 대출 약정서나 은행 앱에서 실행일과 중도상환수수료율을 찾아 적어 둔다.
  2. 계산기에 상환금액·경과 개월·요율을 넣어 수수료와 면제까지 남은 기간을 확인한다.
  3. 수수료를 월 이자 절감액과 견주어 지금 갚을지 면제를 기다릴지 정한다.

중도상환수수료는 구조만 알면 무서운 비용이 아닙니다. 갚는 금액에만 붙고, 시간이 지날수록 줄고, 3년이면 사라집니다. 약정서의 요율과 실행일만 챙겨서 계산기에 넣어 보면, 막연한 걱정 대신 구체적인 숫자를 놓고 상환 시점을 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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