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 계산기를 써 본 분들의 질문은 대체로 두 갈래입니다. 기관 세 곳 중 어디로 가야 하느냐는 선택의 문제, 그리고 왜 내 한도가 생각보다 작게 나오느냐는 구조의 문제입니다. 자주 들어오는 질문 다섯 가지를 골라 문답으로 풀었습니다.
HUG, HF, SGI 중 어디가 한도가 더 높나요?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기관마다 보증한도와 취급 조건이 달라서 어떤 사람에게는 HUG가, 다른 사람에게는 SGI가 유리합니다. 계산기가 세 기관의 한도를 나란히 보여주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기관별 보증한도만 놓고 보면 SGI 서울보증이 5억원으로 가장 크고, HUG 주택도시보증공사가 4억원, HF 한국주택금융공사가 2억 2,200만원입니다. 보증금이 큰 전세라면 이 상한의 차이가 그대로 한도 차이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보증금이 작아서 보증금의 80%가 어느 기관 상한에도 못 미치는 경우라면, 세 기관의 한도가 같게 나오고 상한 차이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상한이 큰 기관이 항상 답인 것도 아닙니다. 기관별 보증한도는 수도권이나 청년 대상 상품 같은 특례에 따라 달라지고, 어떤 은행이 어떤 기관의 보증 상품을 취급하는지도 제각각입니다. 계산기로 세 기관의 숫자를 비교해 방향을 잡되, 실제 취급 여부와 조건은 은행 창구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소득이 없으면 전세자금대출을 못 받나요?

소득 기준 한도가 0원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대출 가능액이 크게 줄어듭니다. 전세대출 한도는 보증금의 80%, 기관 보증한도, 그리고 연소득에 배수를 곱한 소득 기준 한도 중 가장 작은 값으로 정해지는데, 소득이 없으면 마지막 값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한도를 끌어내립니다.
소득 기준 한도는 은행이 연소득의 3배에서 5배 수준에서 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계산기는 4배를 기본값으로 씁니다. 연소득이 3,000만원이면 이 기준으로 1억 2,000만원이 되는 식이라, 보증금이 아무리 커도 소득이 이 한도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소득이 없다고 문이 완전히 닫히는 것은 아닙니다. 상품에 따라 소득 요건이 완화된 경우가 있어서, 취급 은행에 해당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계산기의 소득 기준 한도는 통용 기준을 따른 값이므로, 완화 상품이라면 실제 한도가 계산 결과보다 클 수 있습니다.
만기일시상환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대출 기간 중에는 다달이 이자만 내고, 만기가 되면 원금 전체를 한 번에 갚는 방식입니다. 주택담보대출에서 흔한 원리금균등상환이 매달 원금과 이자를 섞어 갚아 나가는 것과 달리, 만기일시상환은 원금이 만기까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전세자금대출에 이 방식이 일반적인 이유는 상환 재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 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에게서 보증금을 돌려받고, 그 돈으로 원금을 갚는 구조입니다. 매달 원금을 나눠 갚을 이유가 없으니 이자만 내는 방식이 자리 잡은 것입니다.
월 부담은 대출금에 연이율을 곱해 12로 나눈 이자뿐이라 가볍게 느껴지지만, 원금이 줄지 않는다는 점은 뒤집어 보면 위험이기도 합니다.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면 원금을 갚을 재원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해 두는 것이 이 위험에 대한 대비책입니다.
대출 보증과 반환보증은 다른 상품이다
전세대출에 붙는 보증은 은행이 떼일 위험을 막아 주는 장치이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세입자를 지켜 주는 것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라는 별도 상품입니다. 대출을 받았다고 반환보증까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니므로 가입 여부를 따로 챙겨야 합니다.
보증금이 오르면 대출 한도도 그만큼 오르나요?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한도 중 보증금의 80%로 계산되는 비율 한도만 보증금에 비례해 늘어나고, 기관 보증한도와 소득 기준 한도는 보증금이 올라도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한도는 셋 중 최솟값이라서, 이미 소득이나 기관 상한에 걸려 있는 사람은 보증금이 올라도 한도가 한 푼도 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HF 보증으로 이미 2억 2,200만원 상한에 걸려 있다면, 보증금이 3억원에서 4억원으로 올라도 대출 가능액은 그대로입니다. 늘어난 보증금 1억원은 전부 자기자금으로 메워야 합니다. 계산기의 필요 자기자금 항목이 보증금에서 대출 가능액을 뺀 값을 따로 보여주는 것은 이 간극을 확인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갱신 계약에서 보증금 인상을 요구받았다면, 인상분만큼 대출을 늘리면 된다고 가정하기 전에 계산기를 다시 돌려 봐야 합니다. 내 한도를 정하고 있는 기준이 보증금 비율인지, 기관 상한인지, 소득인지에 따라 인상분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갈립니다. 감당이 어렵다는 계산이 나오면 인상 폭을 조정하는 협상이나 이사 준비를 계약 만료 전에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전세자금대출도 DSR 규제를 받나요?
이 계산기는 DSR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계산에 들어가는 것은 보증금 비율, 기관 보증한도, 소득 기준 한도 세 가지뿐이고, DSR 규제가 적용되는지는 상품과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취급 은행에 확인해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전세대출이 다른 대출의 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1주택자가 수도권이나 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을 쓰고 있으면 그 이자상환분이 주택담보대출 심사의 DSR에 잡힙니다. 지금 전세대출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어도, 나중에 집을 살 때 주담대 한도를 그만큼 깎아 먹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몇 년 안에 매수 계획이 있다면 전세대출 금액을 정할 때 이 연결고리까지 함께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계산기는 보증기관 기준의 대출 가능액과 월 이자, 필요 자기자금까지를 보여주는 도구이고, DSR을 포함한 심사 단계의 변수는 은행에서 최종 확인해야 합니다. 규제는 시점에 따라 바뀌어 왔으므로, 계약 직전에 그 시점의 기준으로 다시 확인하는 습관이 안전합니다.
오늘 바로 할 일 3가지
- 계산기에 보증금과 연소득을 넣어 세 기관의 한도와 필요 자기자금을 비교한다.
- 내 한도를 정한 기준이 보증금 비율·기관 상한·소득 중 무엇인지 확인한다.
- 계약 전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를 취급 기관에 문의한다.
전세대출은 구조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결과 차이가 큰 상품입니다. 세 한도 중 무엇이 나를 막고 있는지 계산기로 먼저 짚어 두면, 은행 선택부터 갱신 협상까지 모든 판단이 한결 빨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