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기로 마음먹고 자금 계획을 짜다 보면 매매가 말고도 나가는 돈이 꽤 됩니다. 그중 가장 큰 덩어리가 취득세입니다. 5억짜리 아파트를 계약했다면 취득세로 얼마를 준비해야 할까요. 인터넷에서 흔히 보는 “6억 이하는 1%”라는 말만 믿고 500만원을 잡아두면 잔금일에 50만원이 모자랍니다. 왜 그런지, 그리고 주택 수와 면적에 따라 이 금액이 어디까지 벌어지는지 계산 과정을 그대로 풀어 보겠습니다.
취득세는 하나가 아니라 세 가지가 함께 붙는다
취득세 고지서에는 세 가지 세목이 함께 적힙니다. 취득세 본세, 지방교육세, 그리고 농어촌특별세입니다. 사람들이 “취득세 1%”라고 말할 때의 1%는 본세만 가리키는 숫자입니다. 실제로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금액은 나머지 둘을 더한 값입니다.
지방교육세는 취득세율의 절반에 20%를 곱해서 구합니다. 취득세율이 1%라면 지방교육세는 0.1%입니다. 5억원 기준으로 50만원입니다. 앞서 “500만원을 잡아두면 50만원이 모자란다”고 한 것이 바로 이 금액입니다. 취득세 500만원에 지방교육세 50만원을 더해 550만원이 됩니다.
농어촌특별세는 전용면적 85제곱미터를 기준으로 갈립니다. 85제곱미터 이하면 비과세라 한 푼도 붙지 않고, 초과하면 0.2%가 붙습니다. 흔히 말하는 국민주택 규모가 이 85제곱미터입니다. 같은 5억원짜리 집이라도 84제곱미터짜리는 550만원, 100제곱미터짜리는 여기에 100만원이 더해져 650만원이 됩니다. 면적 한 뼘 차이로 100만원이 갈리는 지점입니다.
6억에서 9억 사이는 세율이 계단이 아니라 경사로다
주택 취득세율은 6억원 이하 1%, 9억원 초과 3%입니다. 그 사이 구간이 문제입니다. 만약 6억원까지 1%이고 6억원을 넘는 순간 3%가 된다면, 5억 9,999만원짜리 집과 6억 1원짜리 집의 세금이 1,200만원 넘게 차이 나게 됩니다. 그런 계단을 없애려고 6억 초과 9억 이하 구간에는 별도의 누진식을 씁니다.
식은 이렇습니다. 세율(%) = 취득가액(억원) × 2/3 − 3. 7억원짜리 집이라면 7 × 2/3 − 3 = 1.667%가 됩니다. 8억원이면 2.333%, 9억원이면 정확히 3%가 되어 그다음 구간과 매끄럽게 이어집니다. 지방세법 시행령은 이 계산 결과를 소수점 다섯째 자리에서 반올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매매가를 조금 낮추는 것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듭니다. 7억원과 6억 9,000만원의 세율 차이는 0.067%포인트에 불과하지만, 9억원과 9억 100만원은 3%와 3%로 같아 보여도 9억을 넘는 순간 구간이 바뀌어 계산 방식이 달라집니다. 계약 전에 구간 경계에 걸쳐 있는지 확인해 볼 값어치가 있습니다.
주택 수가 늘면 세율이 아니라 자릿수가 바뀐다
여기까지는 1주택자 기준입니다. 취득 후 보유하게 되는 주택 수가 둘 이상이면 세율이 완전히 다른 표로 넘어갑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이 되면 8%, 3주택 이상이면 12%입니다.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면 한 칸씩 밀려서 3주택이 8%, 4주택 이상이 12%입니다.
5억원짜리 집을 예로 들면, 1주택일 때 550만원이던 것이 조정대상지역 2주택이 되는 순간 취득세 4,000만원에 지방교육세 200만원을 더해 4,200만원이 됩니다. 여덟 배에 가까운 차이입니다. 여기에 면적이 85제곱미터를 넘으면 농어촌특별세 0.6%가 더해져 300만원이 추가됩니다. 중과 구간에서는 농어촌특별세율도 함께 올라갑니다.
주의할 점은 세는 기준이 취득 후 주택 수라는 것입니다. 지금 한 채를 갖고 있는데 한 채를 더 사면 2주택으로 계산합니다. 기존 집을 팔 계획이더라도 잔금일 기준으로 두 채라면 중과 대상입니다.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수천만원이 갈리므로, 매도와 매수 일정을 잡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항목입니다.
생애최초 감면은 200만원과 300만원으로 갈린다
생애 처음 집을 사는 경우에는 지방세특례제한법 제36조의3에 따라 취득세를 감면받습니다. 2023년 3월 개정으로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요건이 없어져서, 지금은 소득과 관계없이 취득당시가액 12억원 이하 주택이면 대상이 됩니다.
감면 한도는 두 갈래입니다. 일반적으로는 200만원이지만, 전용면적 60제곱미터 이하이면서 취득가액이 3억원(수도권은 6억원) 이하인 아파트 외 공동주택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또는 인구감소지역에 있는 주택이면 300만원까지 올라갑니다. 아파트는 이 300만원 구간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감면은 취득세 본세에서만 빼줍니다. 지방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는 그대로 냅니다. 5억원짜리 집을 생애최초로 사면 취득세 500만원에서 200만원을 빼고 지방교육세 50만원을 더해 350만원이 됩니다. 그리고 감면은 받고 끝이 아닙니다. 취득일부터 3개월 안에 전입해야 하고, 3년간 실거주해야 유지됩니다. 그 안에 팔거나 세를 놓으면 감면받은 금액을 다시 냅니다. 일몰은 2028년 12월 31일입니다.
신고와 납부는 60일 안에, 상속은 6개월 안에
취득세는 잔금을 치른다고 자동으로 고지서가 오지 않습니다. 취득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스스로 신고하고 납부해야 합니다. 상속으로 취득한 경우에만 6개월로 늘어납니다. 기한을 넘기면 신고불성실 가산세와 납부지연 가산세가 붙습니다.
실무에서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맡은 법무사가 취득세 신고까지 함께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신고 내용에 들어가는 주택 수와 조정대상지역 여부, 생애최초 해당 여부는 본인이 정확히 알려주어야 합니다. 법무사가 대신 판단해 주지 않습니다. 잘못 신고했다가 나중에 추징되면 가산세까지 본인 부담입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취득세를 먼저 계산해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특히 주택 수가 둘 이상이 되는 경우, 6~9억 구간에 걸친 경우, 면적이 85제곱미터 언저리인 경우는 금액이 크게 갈립니다. 이 글에서 설명한 조건을 그대로 넣어 계산해 보면 잔금일에 준비할 금액이 나옵니다.
정리하면, 5억원 아파트의 취득세가 550만원인 이유는 취득세 500만원에 지방교육세 50만원이 더해지기 때문이고, 85제곱미터를 넘으면 650만원, 조정대상지역 2주택이면 4,200만원이 됩니다. 세 가지 세목이 함께 붙는다는 것, 6~9억은 누진식을 쓴다는 것, 주택 수는 취득 후 기준이라는 것. 이 셋만 기억하면 큰 실수는 피할 수 있습니다.